남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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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BLUE MOON≫  어느 겨울 밤 한 소년의 이야기

•   남 상 운
•   2024.12.27.~2025.01.25.
•   10:00 ~ 18:00
•   AITHER (48737) 21, Beomil-ro 65beon-gil, Dong-gu, Busan
•   https://aither.kr
•   051-977-5272
•   DIRECTOR. 김지연 기획자

남상운 작가의 전시는 부산 범일동에 위치한 범일가옥에서 펼쳐집니다. 오래된 가옥의 공간과 남상운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우러지며, 폐허와 재생, 시간과 생명의 서사를 풀어냅니다. 전시는 겨울밤 부산항에 떠밀려온 난파선과 이를 발견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소년은 어둠 속에서 생경한 푸른빛을 마주하고, 죽은 공간에서 자라난 생명의 잎을 발견합니다. 남상운 작가는 차갑고 낡은 흔적과 대비되는 따뜻한 생명의 상징을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재생과 희망은 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어느 겨울 밤, 한 소년의 이야기 -

어느 겨울의 추운 밤, 
범일동과 맞닿은 부산항에 난파된 배 하나가 떠밀려 왔다. 
얼마나 어둡고 깊은 바다에 묻혀 있었는지 
배의 녹슬고 갈라진 틈은 바다에서 견뎠을 수 많은 시간과 함께 상처로 남아있었다. 

배를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매서운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늦은 밤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박스 사이를 뛰어놀던 한 소년이었다. 
소년은 다 헤어진 털장갑을 낀 채 추위에 자꾸만 움츠러드는 손으로 
배에 묻은 해초들을 하나둘씩 떼어냈다.
그리고 한 손에는 깜박이는 손전등을 든 채 배의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까만 밤에도 푸르게 빛났던 소년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소년에게는 이 배 안에 무언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것이 있을 거라는 
이유 없는 믿음이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만에 입구를 찾아 들어간
배 안은 마치 우주와 같았다. 
아무 소리도 냄새도 나지 않았다. 
앞과 뒤를 구분할 수 없는 안으로 소년은 망설임 없이 계속해서 들어갔다. 

곧이어 소년은 푸른빛이 새어나는 곳을 발견했다. 
푸르고 파랗다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한 번도 본적 없는 색깔의 빛이었다.
소년은 그 빛을 향해 다가갔다. 

경이롭고 포근한 빛이었다. 눈부시지 않게 아름다웠다. 
그 빛은 난파된 배의 잔해에서 움튼 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죽어버린 배안에서 생명으로 태어난 그 빛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소년은 그 잎을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차마 꺾을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던 그 잎을 
소년의 까만 눈망울 안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게 가득 담았다.

아이테르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294-2 4층

EXHIBITION VIEW

AITHER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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