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Yun : 흔적(痕跡

흔적(痕跡)

전시작가 : Jb.Yun

전시기간 : 2022년 2월 3일 - 11일

전시장소 : 부산 아이테르

전시장르 : 평면회화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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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무엇을 그릴지 몰랐다 . 그저 그래픽 디자이너로써 오랜 세월 컴퓨터와 씨름해오며 작업했던 내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필요했을 뿐이다 . 무엇을 그린다기보단 컴퓨터를 떠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면 입시할 때를 제외하곤 그동안 손으로 그림을 그린 날들이 드물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된 작업이 유화이다. 어려서 보았던 밥 로스 아저씨의 그 물감 섞는 모습을 추억하며 맨 처음 움켜쥔건 나이프였다 . 처음부터 붓에는 크게 끌리지 않았던 거 같다 . 거칠게 칠하는 나이프 페인팅에서 느껴지는 그 텍스처감, 그리고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을 때의 꾸덕한 느낌에 매료되어 물감을 다시 만진다는 기쁨에 취해있었던 것이다 . 그렇게 가장 먼저 시작한 건 그저 그런 풍경화와 정물화였다. 그러다가 점점 나만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졌는데 그때 전업으로 그림을 그릴 생각을 굳였던 거 같다. 그래서 발상하게 된 그림이 일명 화석을 모티브로 한 화석화 ' 이다 . 후에 이 그림들은 공통적으로 경계 經界 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는데 그 이유는 화석에 담긴 의미에 기인한다. 먼저 화석을 떠올리게 된 계기부터 설명을 하자면 그것은 어느 날 그린 풍경화에서 시작했다. 여러 풍경을 그리던 도중 우연히 사막을 그리게 되었고 화려한 풀숲보다는 황량한 사막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유는 사막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추상적인 공간으로 다가왔고 그러한 혹독한 곳에서 생존하는 동물들을 보며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러한 생명력에 매력을 느꼈던 건 늘 반복적으로 죽은 듯이 살아가는 나의 삶에 강인한 생동감이 필요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문득 나만의 방식으로 남들과는 다른 내 머릿속에 있는 어떠한 관념을 표현하고 싶어졌는데 그때부터 좀 더 진지하게 사막을 보며 고민을 했던 거 같다 . 사막의 풍경을 보자면 모래와 바위들이 연상됐으며 가끔 지나다니는 동물이나 말라버린 사체들의 뼈를 보자니 당연하게도 화석이 떠올랐다. 화석은 바위와 뼈로 주로 구성 돼 있기 때문에 사막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주제는 화석이 되었고 그곳에서 느껴지는 죽음과 그에 반대되는 동물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떠올리며 생 生 과 사 死 의 공존이란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갔다. 화석은 나의 이러한 관념을 잘 표현해 줬는데 화석은 죽어있는 하나의 바위지만 그것이 화석으로 남으면서 그들이 살아있었을 때의 흔적 역시 표현하기 때문이다 . 즉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난 작품들마다 경계라는 이름들을 붙이기로 마음먹었고 다른 이름은 생각해내지 못했다 . 처음엔 단순히 경계 뒤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그림들을 구별했으나 점차 이 방법이 감상자로 하여금 순서에 연연하게 만들 것이라는 걱정이 들면서 구별방식을 바꾸었다 . 바로 그림에 들어가는 색들의 이니셜을 나열하는 방식이다 . 그렇게 해서 나중에 나온 작품들은 경계 뒤에 알파벳들이 붙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지 화석을 그리는 데에 열중했으나 점차 그것은 그저 화석을 모방하는 것일 뿐 나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점차 뼈들의 형태를 분해하고 나열하면서 나만의 감성적 언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화석을 보면 얼핏 어떠한 동물의 화석 같긴 하지만 특정 동물을 뜻하진 않는다. 그것은 화석의 느낌을 들게 하는 어떠한 기호들일 뿐이다. 난 이것을 감정적 상형문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
더불어 좀 더 화려한 색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그러한 이유는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인디언이나 기타 다른 부족들의 화려한 치장을 보면서 나 역시 아날로그 , 더 나아가서는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어서서다. 그래서 뼈대의 색이나 바위의 무늬를 연상케 하는 주변의 색을 원색적으로 바꾸었다.

그리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 무엇보다도 화석의 특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 내야만 했기에 실험 끝에 지금의 방식을 생각해 냈다 . 어쩌면 이것은 막스 에른스트의 프로타주 기법에서 힌트를 얻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면서 아크릴 물감을 유화에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이유는 서로 굳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아크릴로 밑색을 칠한다 . 이때만 어쩔 수 없이 붓을 사용하여 얇게 밑색을 캔버스에 펴 바른 뒤 그 위에 주로 같은 색으로 나이프를 사용해 펴 바른다기보단 그냥 얻는다는 느낌으로 뼈대를 형상화 한다 . 그렇게 하면 아크릴의 끈적한 점성으로 인하여 볼륨 있는 마띠에르를 만들 수가 있는데 이렇게 하루 정도 놔두면 그 상태로 굳는다 . 그러면 점성이 있을 때의 그 볼륨과 우연의 굴곡을 유지하면서 표면이 딱딱해져 위에다가 유화를 덧칠할 수 있게 된다 . 이렇게 뼈대가 완성되면 이제 바위의 무늬 , 또는 모래를 상징하는 유화를 나이프를 사용해 그 위를 스쳐 가듯 펴 바른다 . 여기서 붓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붓은 마띠에르의 음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반대로 나이프는 그 평평함으로써 마띠에르의 양각에만 유화물감이 스쳐 묻일 수 있기 때문에 독특한 바위의 질감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 그리고 여기엔 유화의 느리게 굳는 성질이 한몫을 하는데 그리는 도중에 굳어버리는 아크릴보다 좀 더 자유롭고 모래처럼 고운 무늬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작품에 대한 관념과 기법을 세우고 거즘 1 년간 작업을 했던 거 같다 . 비록 아직 갈 길이 멀 수도 아직 많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림 작업을 하면서 많은 치유와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었던 것 같다 . 누군가는 나의 작품을 보면서 죽음을 느낄지도 , 또 누군가는 삶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 이 모든 게 그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시작가 : Jb.Yun

메일  
villainhill2@naver.com

이력 : 
제 43 회 한국서화협회 PCAF 2021 특선 , 입선
제 43 회 한국서화협회 PCAF 2021 단체전
LA Gallery Shatto 전시 2022.1.18 - 26

SNS : www.instagram.com/jbyunart

홈페이지 https://villainhill2.wixsite.com/jb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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